슈카월드를 가끔 보는데 오늘 쇼츠로 수능 수학 1번 문제를
거의 감으로 때려맞추는 걸 보고
많은 생각이 들었다.
만약에 내가 슈카월드 방송을 했다면 나는 어떻게 풀었을까?
일단 풀이법을 찾아봤을 것이다.
음 이런 풀이법이 있군, 저런 풀이법이 있군 하면서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했을 테고
그 풀이법 중에 이 문제에 맞는 풀이법을 적용해서 문제를 풀어냈을 것이다.
이런 방식으로 풀게 된다면 문제 하나를 푸는 데 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단점이 발생하지만,
그 후에 벌어질 일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.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한다.
문제를 풀다 보면 기존의 방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을 마주치기 마련이다.
그러면 또다시 풀이법, 즉 공식을 찾아본다. 그렇게 어찌저찌 풀어내지만 또 잘 모르겠는 문제를
마주치면 또 풀이법을 찾아보고 또 외운다.
수학 뿐 아니라 영어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.
영어의 기본은 단어를 외우는 것이라고 한다.
그래서 외웠다.
confidential? 비밀의, 기밀의, 속 이야기를 터놓는 등등의 뜻이 있으면
전부 일단 머릿속에 집어넣는다.
그리고 이 단어가 문장에 나오면 앞서 말했던 세 가지의 뜻을 일일이 대조한다.
이 뜻을 넣으니까 이 문장이랑 안 어울리네.. 탈락.. 그 다음 뜻도 별로 안 어울리네.. 탈락..
그 다음 뜻은 좀 괜찮네.. 합격..
수학을 대할 때의 태도가 영어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었다.
공부를 했다라기보다는 단순 퍼즐 끼워맞추기에 불과한 일들을
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.
아주 당연히 대학에서도 이 짓이 반복되고 있었고,
심지어 바로 어제까지도 반복되고 있었다.
차라리 제대로 놀기라도 했으면 몰라, 내 시간과 에너지를
쓸데없는 데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.
뭔가 지금 손에 잡힐 듯 말 듯 어지럽다.
27년 동안 그 무엇 하나도 최고 수준으로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이유가
내 눈 앞에 나타난 것 같은데 정작 손을 뻗으면 잡히지는 않는다.
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.